당, 정말 우리 몸에 나쁜가요?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당’, 무조건 나쁘다고만 생각하셨나요? 사실 당은 우리 몸의 중요한 에너지원입니다. 뇌 활동과 신체 움직임에 필수적인 연료가 되죠. 하지만 문제는 ‘어떤 당을’, ‘얼마나’ 섭취하느냐에 있습니다.
당분의 역할과 필요성
당분은 탄수화물의 한 형태로, 우리 몸이 활동하는 데 필요한 즉각적인 에너지를 공급합니다. 뇌는 포도당만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적절한 당 섭취는 인지 기능 유지에 필수적입니다. 또한, 운동 시 근육의 연료로 사용되어 신체 활동을 가능하게 합니다.
당류의 종류: 첨가당 vs 천연당
당은 크게 첨가당과 천연당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천연당은 과일, 채소, 우유 등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당으로, 식이섬유나 비타민 등 다른 영양소와 함께 섭취되어 혈당을 천천히 올립니다. 반면, 첨가당은 설탕, 액상과당 등 식품 제조 과정에서 인위적으로 첨가되는 당으로, 불필요한 열량만 높이고 혈당을 급격히 상승시켜 건강에 해로울 수 있습니다.
기분이 울적할 때 당이 당기는 이유
스트레스 받거나 우울할 때 유독 단 음식이 생각나신 적 있으신가요? 이는 단순한 기분 탓이 아닙니다. 우리 뇌의 보상 시스템과 깊이 연관되어 있습니다.
스트레스와 단 음식의 연관성
스트레스를 받으면 코르티솔과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됩니다. 이때 뇌는 세로토닌이라는 행복 호르몬 분비를 늘려 스트레스를 완화하려 하는데, 단 음식은 세로토닌 수치를 일시적으로 빠르게 높여줍니다. 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 때 단 음식을 찾게 되는 악순환이 생길 수 있습니다.
뇌가 원하는 ‘즉각적 보상’ 시스템
단맛은 뇌의 도파민 보상 시스템을 활성화시켜 즉각적인 쾌감과 만족감을 제공합니다. 이는 뇌가 단맛을 ‘좋은 것’으로 인식하게 만들고, 더 많은 단맛을 갈구하게 만듭니다. 이러한 보상 시스템은 중독적인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WHO·영양학회가 제시한 하루 당 섭취 기준
그렇다면 전문가들이 권고하는 하루 당 섭취량은 얼마나 될까요? 세계보건기구(WHO)와 국내외 영양학회는 건강을 위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WHO 권장 기준: 총 당류, 첨가당 구분
WHO는 성인 기준으로 총 에너지 섭취량의 10% 미만으로 당 섭취를 제한하도록 권고합니다. 특히, 가공식품에 첨가되는 첨가당은 총 에너지 섭취량의 5% 미만으로 줄일 것을 강력히 권장하고 있습니다. 이는 하루 2,000kcal를 섭취하는 성인의 경우, 첨가당을 약 25g(설탕 6티스푼) 이내로 줄이라는 의미입니다.
미국심장협회 기준: 남녀별 첨가당 최대량
미국심장협회(AHA)는 첨가당 섭취에 대해 더욱 엄격한 기준을 제시합니다. 남성은 하루 최대 36g(9티스푼), 여성은 하루 **최대 25g(6티스푼)**을 넘지 않도록 권고합니다. 이는 심혈관 질환 예방을 위한 중요한 지침입니다.
한국영양학회 기준: 총 당류 섭취량 100g 이내
한국영양학회는 총 당류 섭취량을 하루 섭취 열량의 10~20% 이내로 권장하며, 100g 이내로 섭취할 것을 제안합니다. 이는 가공식품뿐만 아니라 천연당까지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여성, 당뇨환자, 일반인의 권장량 비교
- 여성: 남성보다 낮은 첨가당 섭취 기준을 따르는 것이 좋습니다. (AHA 기준 25g 이내)
- 당뇨환자: 혈당 관리가 매우 중요하므로, 의료진과 상의하여 개인별 맞춤 당 섭취량을 설정하고 엄격하게 제한해야 합니다.
- 일반인: WHO와 한국영양학회의 기준을 참고하여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당분이 숨어 있는 일상 음식들
우리는 알게 모르게 많은 당분을 섭취하고 있습니다. 특히 가공식품에 숨어있는 당분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시리얼·빵·과자류
- 시리얼: 한 그릇(약 30g)에 10g 이상의 당분이 포함된 경우가 많습니다.
- 단팥빵: 1개에 20g 이상의 당분이 들어있기도 합니다.
- 카스텔라: 한 조각에도 상당량의 당분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음료류
- 콜라(355ml): 약 39g의 당분 (WHO 하루 권장량의 150% 이상)
- 오렌지 주스(200ml): 약 20g 내외의 당분 (천연당과 첨가당이 혼합된 경우가 많음)
- 아이스티(350ml): 약 30g 이상의 당분
커피류
- 믹스커피: 1봉에 5~7g의 당분
- 바닐라 라떼: 한 잔에 20~40g의 당분 (시럽 양에 따라 달라짐)
- 시럽 사용량: 펌프 1회당 약 5g의 당분
매콤달콤한 음식
- 냉면: 양념에 설탕이 다량 함유되어 있습니다.
- 떡볶이: 고추장과 물엿 등으로 인해 당분 함량이 높습니다.
디저트류
- 아이스크림: 한 스쿱에 15~25g의 당분
- 케이크: 한 조각에 30g 이상의 당분은 흔한 일입니다.
소스류
- 고추장, 케첩, 샐러드드레싱: 생각보다 많은 양의 당분이 첨가되어 있습니다. 음식 맛을 내는 과정에서 당분이 많이 사용됩니다.
왜 많은 사람들이 권장량을 넘길까?
당 섭취 권장량이 명확함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이를 초과하여 섭취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가공식품과 프랜차이즈 음료의 첨가당
바쁜 현대 사회에서 가공식품과 프랜차이즈 음료는 편리함 때문에 자주 찾게 됩니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맛을 좋게 하기 위해 다량의 첨가당을 사용하며, 이는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과도한 당 섭취로 이어집니다.
한국인의 주요 당 섭취 식품군
국내 연구에 따르면 한국인은 음료류, 빵·과자류, 시리얼 등에서 주로 당분을 섭취합니다. 특히 탄산음료와 주스, 커피 등 액상 과당이 들어간 음료는 흡수가 빨라 혈당을 더욱 급격히 올립니다.
외식·간편식 중심 식단의 함정
외식이나 간편식을 자주 이용하는 경우, 음식에 들어있는 당분 함량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단맛을 선호하는 한국인의 식습관상 양념류에 설탕이 많이 사용되는 경향이 있어 당 섭취가 늘어나기 쉽습니다.
과도한 당 섭취가 몸에 미치는 영향
하루 당 섭취량을 지키지 못하고 과도하게 당분을 섭취할 경우 우리 몸에는 어떤 변화가 나타날까요? 단기적으로는 피로감, 졸음 등이 나타나지만, 장기적으로는 심각한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치아 건강
당분은 입안의 박테리아가 산을 생성하는 먹이가 되어 치아 법랑질을 부식시키고 충치를 유발합니다. 또한, 잇몸 염증과 치주 질환의 위험도 높입니다.
뇌 건강
과도한 당 섭취는 뇌 기능을 저하시킬 수 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고당분 식단은 기억력 저하, 해마 축소와 관련이 있으며, 우울증, 불안 등 기분 장애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습니다. 이는 뇌의 염증 반응을 유발하고 신경 전달 물질의 불균형을 초래하기 때문입니다.
눈 건강
당분이 많으면 혈액이 끈적해져 눈으로 가는 미세혈관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는 시신경 손상, 망막 변성 등 다양한 안구 질환의 원인이 되며, 특히 당뇨병성 망막증의 위험을 증가시킵니다. 또한, 당분은 체내 칼슘 흡수를 방해하여 백내장 발생 위험도 높입니다.
당 과다 섭취를 의심해봐야 할 신체 신호
혹시 다음과 같은 신체 신호가 나타난다면, 하루 당 섭취량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 피부 트러블: 여드름, 뾰루지 등 피부 염증이 잦아지고 피부 탄력이 저하될 수 있습니다.
- 피로, 우울감: 혈당 스파이크 후 급격한 혈당 저하가 반복되면서 만성 피로와 무기력, 우울감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 체중 증가, 복부비만: 섭취된 당분이 에너지로 다 사용되지 못하고 지방으로 축적되어 체중 증가와 특히 복부 비만을 유발합니다.
건강한 식습관으로 당 섭취 줄이기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하루 당 섭취량을 조절할 수 있을까요? 생활 습관 개선이 가장 중요합니다.
라벨 확인 습관 들이기
가공식품을 구매할 때는 반드시 영양성분표를 확인하여 당 함량을 체크하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무가당’, ‘설탕 무첨가’ 등의 문구에 현혹되지 말고, 실제 당 함량을 꼼꼼히 살펴보세요.
단 음료 대신 물, 차 마시기
액상 과당이 많은 탄산음료, 가당 주스 대신 물이나 설탕이 들어가지 않은 차를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처음에는 밋밋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점차 익숙해지면서 단맛에 대한 갈망이 줄어들 것입니다.
정제 탄수화물 줄이기
흰쌀밥, 흰 빵, 면 등 정제된 탄수화물은 체내에서 빠르게 당으로 전환되므로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대신 현미, 통밀빵 등 복합 탄수화물을 선택하여 혈당을 천천히 올리세요.
과일·채소로 대체하기
단 음식이 생각날 때는 가공식품 대신 식이섬유가 풍부한 과일이나 채소를 섭취하세요. 과일에 있는 천연당은 비타민, 미네랄과 함께 섭취되어 비교적 건강하게 당분을 보충할 수 있습니다.
카페 음료 고를 때 이것만은 꼭!
카페 음료는 의외로 많은 당분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똑똑하게 선택하는 방법을 알아두세요.
홈페이지 영양 정보 확인법
대부분의 프랜차이즈 카페는 홈페이지에 음료별 영양 정보를 제공합니다. 방문 전에 미리 확인하여 당 함량이 낮은 음료를 선택하는 습관을 들이세요.
저당 음료 선택 팁
- 시럽 최소화: 시럽은 빼거나, 1펌프 정도만 추가하도록 요청합니다.
- 우유 변경: 일반 우유 대신 무지방 우유나 두유로 변경하면 좋습니다.
- 아메리카노, 허브티: 당분이 전혀 없는 아메리카노나 허브티가 가장 좋은 선택입니다.
당 줄이기의 시작, 오늘의 실천 팁
하루 당 섭취량 줄이기는 거창한 다이어트가 아닙니다. 작은 실천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하루 총 섭취량 계산해보기
내가 평소에 얼마나 많은 당분을 섭취하고 있는지 인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며칠간 먹는 음식의 당 함량을 기록하고 총 섭취량을 계산해보세요. 놀라운 결과에 충격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당분 섭취 일지 작성
섭취하는 모든 음식의 당 함량을 기록하는 일지를 작성해보세요. 어떤 음식에서 당분을 많이 섭취하는지 파악하고, 줄일 수 있는 부분을 찾아내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매일 한 가지 실천 리스트 만들기
- 오늘은 탄산음료 대신 물 마시기
- 디저트 대신 과일 한 조각 먹기
- 믹스커피 대신 아메리카노 마시기
이처럼 매일 한 가지씩 작은 목표를 세워 실천하면, 점진적으로 건강한 당 섭취 습관을 만들 수 있습니다.
당 섭취는 줄이는 것이 아니라 ‘현명하게’ 섭취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오늘부터 건강한 하루 당 섭취량 지키기에 도전해 보세요! 궁금한 점이 있다면 언제든지 질문해 주세요.